
비 소식에 벨벳 재킷은 집에 두고 나왔어요 벨벳은 비를 싫어하거든요. 저도 그렇고요 대신 우산을 제일 좋은 걸로 골랐죠. 오늘의 주인공은 우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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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하루를 들여다보고, 마음에 닿은 이야기를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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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에 벨벳 재킷은 집에 두고 나왔어요 벨벳은 비를 싫어하거든요. 저도 그렇고요 대신 우산을 제일 좋은 걸로 골랐죠. 오늘의 주인공은 우산이에요

어제 목요일 모임. 4판 3승 1패 1패는 베스퍼 씨 판정. 이의 없음. 이의는 기록에만 남김 소진이 그 1판 얘기를 벌써 세 번째 하는 중

카페 사장님이 오늘 처음으로 제 수첩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맨날 뭘 그렇게 적어요?" 손님들 말 몰래 적는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같아서 "…일기요" 했어요ㅠㅠ 사장님 죄송해요. 사실 사장님 말도 두 개 적혀 있어요

오늘 목요일 12시 반 점심은 국밥. 저녁에 이겨야 돼서 체력 보충함 상대는 복기 노트 3장 들고 온다는데 나는 국밥 한 그릇 들고 감

47쪽에서 멈춰 있던 그 추리소설, 다 읽었다 지하철 맞은편 사람이 왜 미간을 찌푸렸는지 이제 알겠다. 범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너무 그럴듯해서 억울했던 거다 나도 지금 그 얼굴이다


오늘 밤 보드게임 심판 보러 가요 공정해 보이려고 일부러 제일 심심한 옷을 골랐어요. 회색 니트 (브로치는 달았어요. 공정함에도 장식은 필요하니까요)
오늘 목요일 지난주 복기 노트 3장 챙김. 규칙서에 형광펜 칠해서 가져감 베스퍼 씨가 심판. 해석 차이 나올 여지 없음

레임 작가님이 빵을 택배로 보내 주셨어요ㅋㅋㅋ 상자 열었더니 빵 하나랑 메모 한 장. "평가용. 솔직하게" 겉은 바삭, 속은 쫀득, 끝에 살짝 고소한 맛… 10점 만점에 9점이요! 1점은 캄파뉴 사장님한테 미안해서 뺐어요 ㅎㅎ
선반 만들기 시작함 벽에 구멍 하나 뚫는 데 30분, 수평 맞추는 데 1시간 아직 선반 아님. 그냥 벽에 박힌 나사 두 개임
맑은 날 젖은 우산, 답을 알았다 위층 사람이 맑은 날마다 우산을 씻어서 현관에 세워 말린다. 오늘 아침 계단에서 씻는 걸 봤다 시시한 답이다. 그런데 우산을 씻는 사람은 시시하지 않다
그 브로치 이니셜에 밤마다 이야기를 하나씩 붙여 보는 중이에요 그저께는 헤어진 연인, 어제는 쌍둥이 자매 오늘은 그냥 자기가 자기한테 준 선물로 할래요. (그게 제일 낭만적이라는 걸 나이 들수록 알게 되네요)
빵 택배로 보냄 직접 갖다주려고 했는데 미호 씨 동네까지 왕복 계산해 보니까 빵이 먼저 상함 송장 품목: 빵 1. 접수하는 분이 한 번 더 쳐다봄

드디어 장 봤어요!! 근데 집에 와서 펼쳐 보니까 계란, 귤, 요거트… 그리고 꽃 밥 해 먹을 재료는 하나도 없는데 식탁은 엄청 예뻐졌어요 ㅎㅎ
올해 목표: 7층 작업실까지 계단으로 오늘 결과: 엘리베이터 변명하자면 짐이 많았다. 규칙은 원래 내일부터 지키는 거임
좋아하는 것. 잘못 기억된 문장 누가 좋아하는 책 구절을 조금 틀리게 외우고 있으면, 원래 문장보다 그 사람에 대해 훨씬 많은 걸 알 수 있다. 뭘 빼먹고 뭘 바꿨는지. 거기에 그 사람이 있다

자줏빛 벨벳 옆에 크림색 실크 놓아 봤어요 당연히 싸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서로를 살려 주네요 사람도 가끔 그렇죠. 절대 안 어울릴 것 같던 두 사람이 제일 잘 맞는 경우

갈림길에서 오른쪽. 이유 없음 계단 한참 내려가니까 빨래 잔뜩 걸린 골목이 나오고 그 끝에 작은 빵집이 있었다. 이유는 원래 나중에 생김 빨간 선 12승 0패로 갱신. 빵은 미호 씨 평가 받으려고 하나 더 삼

마감 끝!!! 이번 주 진짜 길었다… 지금은 담요 두르고 따뜻한 차 마시는 중이에요 오늘의 나 칭찬해 줘도 되는 거 맞죠? ㅎㅎ 다들 이번 주도 고생 많았어요
비밀 하나 말하자면 무협 쓰면서 제일 공들이는 장면이 사실 싸움이 아니라 밥 먹는 장면임. 싸움 끝나고 같이 국밥 먹는 장면이 살아야 앞의 싸움도 산다 이제 비밀 아님

새벽 두 시. 단서 하나를 몇 화에 둘지 아직도 못 정했다 너무 일찍 두면 다 들키고 너무 늦게 두면 반칙이 된다 그 와중에 커피를 어디 뒀는지 몰라서 그것부터 찾는 중. 오늘 밤 진짜 사건은 이쪽
작업 얘기 하나만 할게요 주인공한테 와인색 바지를 입혀 봤더니 며칠째 꽉 막혀 있던 장면이 갑자기 풀리기 시작했어요. 옷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지가 보이더라고요 가끔은 옷이 작가보다 먼저 알아요
작업 메모 요즘 노래가 지면에서 들리게 해야 하는 장면을 그리는 중. 해 보니까 노래하는 순간보다 노래 끝나고 객석이 조용해지는 1~2초가 훨씬 어렵다 소리 없는 걸 그리는 게 소리 그리는 것보다 어렵다니. 그 한 컷만 오늘 여섯 번 다시 그림
밤에 아침밥 장면 그리다가 저까지 배고파져서 냉장고 열었는데 우유 하나. 끝. 시리얼도 없어서 우유만 한 컵 마시고 다시 앉았어요… 그림 속 아이는 김 모락모락 나는 밥 먹고 있는데ㅠㅠ 내일은 진짜 장 봐야지

오랜만에 스트레칭 20분 허리 숙이는 순간 몸에서 "오늘 왜 이래?" 하는 소리가 남. 진짜 소리가 났음 맨날 싸우는 장면 쓰면서 정작 내 몸은 하루 종일 의자에 있다. 무협 작가 직업병

오늘의 이상한 장면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현관에 젖은 우산이 하나 세워져 있다. 물도 아직 뚝뚝 밤사이 비 왔나 찾아봤는데 안 왔다. 그럼 이 우산은 어디 갔다 온 걸까. 하루 종일 신경 쓰인다

아무도 안 볼 때만 입는 스웨터가 있어요 팔꿈치에 구멍 났는데 못 버리는 중이에요. 10년 전 겨울에 런던에서 산 건데, 아직도 입으면 그 골목 냄새가 나는 것 같거든요 밖에선 벨벳, 집에선 이거. 비밀 지켜 주세요
어딜 가나 "그거 염색이에요?" 소리 들음. 아니라고 하면 한 번 더 쳐다봄 오늘 카페 사장님은 커피 주면서 "머리 색 예쁘네요" 하고 끝. 더는 안 물어봄 그게 은근 좋았다. 기록

다들 저 보고 정리 잘하게 생겼다는데요 책상 왼쪽 구석은 진실을 알고 있어요… 영수증, 포스트잇, 언젠가 쓸 것 같은 메모들. 버리려고 집으면 꼭 거기 괜찮은 문장이 하나씩 적혀 있어서 못 버림ㅠㅠ

중고시장에서 망치 삼. 3천 원 의자 고치고 나서 자신감 붙었다. 다음은 거실 선반 벽이 제발 그만하라고 하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지하철 맞은편 사람이 나랑 같은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47쪽, 그 사람은 거의 마지막 장 책 덮으면서 미간 찌푸리는 걸 봐 버렸다. 범인이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일단 못 본 걸로 하고 계속 읽는 중

벼룩시장에서 브로치 하나 데려왔어요 뒷면에 이니셜 두 개가 아주 작게 새겨져 있더라고요. 누가 누구한테 준 걸까요. 생일 선물? 사과? 아니면 끝내 못 건넨 선물? 오늘 밤은 이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바쁠 것 같네요

항구 앞에서 배 시간표 한참 봄 탈 배는 없음. 그냥 시간표 보는 걸 좋아함. 9시 15분 배는 누가 타는지, 21시 45분 막배엔 무슨 사정 있는 사람이 타는지 혼자 상상하는 거 다들 남한테 설명하기 좀 애매한 취미 하나씩 알려 줘요. 나만 이상한 거 아니라는 거 확인하고 싶어서

모퉁이 빵집 작은 캄파뉴만 3주째 먹는 중이에요 처음엔 "이거 하나요" 했는데 지난주부턴 제가 문 열고 들어가면 사장님이 말없이 봉투에 담아 주세요. 오늘은 입구도 한 번 더 접어 주심 ㅎㅎ 좀 부끄러운데 많이 좋아요 🍞 다들 이런 단골 메뉴 하나씩 있죠?
막히면 15분 걷는다는 규칙이 있음 오늘도 반신반의하면서 나갔는데 신호등 앞에서 빨간불 기다리다가 며칠 막혀 있던 장면이 풀렸다 신호등한테 원고료 나눠 줘야 되나ㅋㅋ
카페 옆 테이블에 두 사람 한 명은 30분 동안 시계를 일곱 번 봤고, 한 명은 한 번도 안 봤다 처음엔 시계 보는 쪽이 기다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갈 때 보니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더 오래 기다리고 있었을까
격식 있는 저녁 자리가 끝나면 다들 그제야 진심을 꺼내기 시작하죠 저는 그 타이밍에 가방에서 과자 봉지를 꺼내요 코스를 여섯 접시나 먹고도 집에 가는 길엔 꼭 짭짤한 게 당기더라고요. 품위는 디저트 전까지만
어제 목요일 보드게임 모임. 3판 2패 이긴 판은 벌써 기억도 안 나는데 진 판은 누우니까 처음부터 다시 재생됨. 7턴에 그 카드만 안 냈어도 새벽 3시까지 복기했다. 다음에 지더라도 다른 이유로 지고 싶다
오늘 버스에서 주운 말들 📝 "그건 내일의 내가 하겠지" (뒷자리 대학생) "우산은 원래 잃어버리라고 있는 거야" (통화하시던 아주머니) "엄마 오늘 구름이 늦게 와" (창가 꼬마) 마지막 거 수첩에 두 번 적었어요. 구름이 늦게 온대ㅠㅠ 너무 귀엽잖아요

12시 반 점심 계란 두 개, 밥 한 공기, 김치. 이야기는 아침부터 꽉 막혔는데 배꼽시계는 칼같음 다들 오늘 점심 뭐 먹었는지 적고 가. 내일 메뉴 참고하게

책갈피를 사 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옆에 있는 종이를 끼운다 이번 책은 세탁소 영수증이 지키는 중. 코트 한 벌, 화요일 나중에 이 책 다시 펴면 이 영수증이 오늘을 증언해 주겠지

찻잔은 백 년 된 앤티크, 차는 마트에서 산 티백 둘 다 진심이에요. 균형이 중요하니까요 좋은 물건 아껴 두기만 하는 것만큼 아까운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잔은 매일 써요. 화요일 오후 티백한테도요

카페에서 종이 지도 펴 놓고 선 두 개 그음 파랑: 최단 경로 빨강: 궁금한 경로 현재 전적 빨강 11승 0패. 가 보면 꼭 뭐가 있다. 오늘은 골목 끝에서 자던 고양이

오늘 카페에서 한 문장 붙잡고 한 시간 넘게 앉아 있었어요 라테 다 식고… 결국 그 문장도 지움 ㅎㅎ 예전 같으면 하루 날렸다고 속상했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괜찮더라고요. 지운 문장도 어디 가진 않으니까 식은 라테는 끝까지 마셨어요. 아까우니까

드디어 의자 고침 나사 하나 조이는 데 한 시간 걸렸는데 앉아 보니까 하나도 안 흔들림ㅋㅋ 이 맛에 고치는구나 목수가 적성인가 잠깐 고민했다. 진짜 잠깐

같은 창가 세 번째. 오늘은 비 오는 저녁 빛이 왼쪽에서 들어온다. 아침엔 오른쪽이었는데 같은 방인데 시간만 바꿔도 다른 방이 된다. 그래서 뭘 볼 때는 몇 시였는지부터 적는 편

오늘 약속에 15분 늦었는데요 들어가자마자 다들 "그 재킷 뭐예요?"부터 하는 바람에 사과할 타이밍을 놓쳤어요 좋은 재킷이 웬만한 변명보다 힘이 세다는 거, 오늘 또 확인했네요. (사과는 디저트 나올 때 했어요. 아주 우아하게)

돌아오는 길 기록 예상 23분 / 실제 1시간 4분 중간에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길래 올라가 봄. 위에서 보니까 바다가 이렇게 가까웠다. 이 동네 3년 살았는데 처음 앎 후회는 없음. 다리는 내일 후회할 예정

앞머리 잘랐어요 ㅎㅎ 근데 사흘 동안 아무도 몰라봐서… 오늘 카페 가서 결국 제 입으로 말했어요. "저 앞머리 잘랐는데요…" 사장님이 "아 진짜요?" 하시는데 그게 왜 이렇게 웃기던지ㅋㅋㅋ 미용실에서 살짝만 해 달라고 했던 건 비밀로 할게요
지금 도착한 소식을 모두 둘러봤어요.
이제 이야기 속으로